재단법인 속초문화재단이 지난 2월 10일 출범, 공식적인 업무에 들어갔다.
지역의 문화예술인들이 오랫동안 기대하던 문화전문기관의 출발이기에 속초시민은 물론 지역 문화예술단체들의 반가움과 기대, 환영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이제 막 발걸음을 띤 속초문화재단은 짧은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내부 역량강화와 문화정책 개발 등의 본연의 과제들을 수행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 중이다. 더불어 속초시로부터 전국 유일의 ‘실향민 문화축제’와 지난해 문화관광체육부로부터 선정된 ‘문화특화지역사업’을 위탁받아 추진해야 하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게 됐다.
얼마 전 속초의 한 시민단체에서 속초문화재단을 향해 다소 우려 섞인 성명서를 발표했다. 속초시와 지역 문화예술계에서는 속초문화재단의 조직이 정식 절차에 의하여 구성됨에 따라 어떠한 의구심이나 관여를 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그들은 ‘문화예술계가 술렁인다’는 표현을 앞세워 속초문화재단의 구성원 채용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필자는 속초문화재단 이사의 한 사람으로서 우려와 서운함이 든다.
해당 시민단체의 창립선언문을 살펴보면 “어머니와 같은 마음으로 세상을 보고자 노력한다. 꾸짖기보다는 바른길의 안내자… 자기만이 옳다고 고집하는 배타적이고 비민주적인 운동을 지양한다…” 등의 내용이 담겨져 있다. 채용공고, 서류심사, 면접 등의 정식적인 공모 절차를 거쳐 우수한 인재들을 투명하고 객관적으로 선발한 결과를 두고 이를 문제 삼는 시민단체의 행동은 그들 본연의 임무중 하나인 ‘옳은 시정을 위한 견제와 균형’을 넘어선 ‘비판을 위한 비판이자, 한쪽으로 치우친 반민주적이며 독선적인 자기편향적 주장’으로 해석할 수 있다.
속초문화재단은 이제 막 첫발을 뗐을 뿐이다. 속초 문화발전의 미래를 위해 서로 머리를 맞대고 마음을 모아도 부족함이 있는 이 중요한 시점에서, 과거의 일부를 들추며 시시비비(是是非非)를 가리자고 주장하는 그 시민단체의 행동에 필자를 포함한 많은 문화예술인들이 우려하고 있다.
과정과 절차를 무시하며 목적과 결과만을 위한 비민주적 행위들은 우리 사회가 지양하고 이를 통제할 수단과 방법을 강구(講究)해야 한다. 목적과 결과에 다소 아쉬움이 남더라도 과정과 절차가 공정하고 투명하다면 이를 지향하고 박수를 보내는 것 또한 우리 시민들의 정당하면서도 옳은 역할이다.
속초문화재단이 속초문화의 발전을 위한 초석을 다지고 많은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문화재단으로서의 긍정적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어머니와 같은 마음으로, 꾸짖기보다는 바른길의 안내자 역할을 하는 것’, 이것이 시민들과 문화예술인들이 진정으로 지향해야 할 방향성이자 책무(責務)이다.
정봉재
한국예총 속초지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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