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4월 속초·고성 대형 산불화재로 인해 안타깝게도 1,000여명의 이재민과 중소상공인이 피해를 입고 2천ha에 가까운 산림이 잿더미로 변했다. 산림 피해 면적만도 여의도 면적의 6배 이상이라고 한다.
고성군 원암리의 한 주유소 인근의 전신주가 강풍으로 인한 최초 발화지점으로, 개폐기 시설에 설치되어 있는 3가닥의 리드선 중 하나가 외부적 요인으로 인해 화재가 발생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것은 굉장한 고압이기 때문에 각별한 관리가 필요했고, 특히 동해안지방은 바람으로 인한 산불이 많이 발생되는 지역으로 2000년에도 초대형 산불이 발생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관리가 소홀했다는 점에서 많은 지적이 일고 있다.
당시 화마에 휩싸인 속초·고성을 비롯한 인근 강릉·동해·인제 일원의 산불 현장을 찾은 문재인 대통령님을 비롯한 정부관계자들은 하나같이 아픔을 함께하며 보상과 안정자금을 약속했고, 사태의 조기수습을 위해 가용자원을 신속하게 투입하여 피해를 최소화하고 국민의 생명 및 재산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기 위해 긴급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인정되었기에 중앙안전관리위원회 심의를 거쳐 행정안전부장관이 국가재난사태를 선포하였다.
매일 떠들썩하게 정치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아 이재민들과 중소상공인들은 눈물로 호소하며 혹시나 하는 기대감에 부풀었다. 그러나 어떤 사고현장이든 사고 발생 당시에는 재발방지를 약속하며 책임자를 엄벌하겠다고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가열된 냄비 식듯이 반짝 열기에 그치고 관심이 무관심으로 차갑게 변하는 모습들이 안타까울 뿐이다.
그리고 지금, 산불 이재민들과 중소상공인들의 생활과 보상은 어떠한가? 가정과 일터를 뒤로 한 채 한전 앞에 천막을 치고 국회와 관계기관을 전전하며 목소리를 낸지도 8개월이 지나고 있다.
현장을 찾았던 정치인들의 모습은 아련해지고 2019년 한 해가 우울하게 마무리되어 가고 있고, 2020년 새해를 준비하고 있다. 새해엔 복 많이 받으라는 덕담들을 나누는데, 산불 이재민들과 중소상공인들은 한전의 선례를 남기지 않겠다는 생색내기용 보상결정으로 인해 피눈물로 땅을 치고 있다. 홧병으로 신음하고 있다.
함께 목소리를 내던 이재민과 중소상공인들은 지쳐있고, 말도 안 되는 한전의 보상안 제시로 마음이 황폐화 되어있다. 위로금은커녕, 손해사정인이 대행한 청구금액 중 60% 보상이라는 택도 없는 결정을 한 한전의 통보로 인해 비상대책위원회 간 지친마음의 상처와 이견으로 불협화음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지치기를 바라는 원인자의 꼼수적 발상인지 몰라도 힘없는 산불피해 이재민과 중소상공인들이 해결하기에는 한전이라는 벽이 너무 거대하다.
그때 화재현장을 찾아 손을 잡아 주었던 정치인들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 책임 있는 약속이행이 절실할 때다. 나라가 있기에 국민이 존재하는지 국민이 있기에 나라가 있는지…. 무엇이 먼저랄 것이 없다. 이 정부가 캐치플레이어로 내세웠던, 사람이 먼저고, 국민이 먼저다. 늘 얘기했던 먼저 챙겨야 할 사람(이재민, 중소상공인)이 다른 나라 국민인가? 지금 외롭게 울부짖고 있는 산불이재민과 중소상공인들에게 기댈 수 있는 어깨와 내밀어줄 손길이 간절할 때다.
개인적 생각 같아서는 속초에만도 5.000여개에 달하는 한전주(전봇대, 연간 점용사용료 50% 감면금액-개당 425원)의 도로점용허가를 불허하는 지자체간 협조도 고민해야 한다. 재난사태선포를 하였음에도 원만한 협의 불이행 시 안전을 관리 못한 최소한의 국가적 책임의 행정적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미에서이다.
이제라도 산불 이재민들과 중소상공인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전향적 보상협의에 국가와 지자체가 나서주길 기대한다.
김진기
전 속초시의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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