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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 속초의 새로운 밤 문화! 이런 건 어떨까?
등록날짜 [ 2019년09월09일 10시37분 ]
8월의 마지막 주말에 갈뫼 회원 17명과 백제 문화권인 공주와 부여로 1박 2일의 문학 기행을 다녀왔다. 백제 문화의 흔적을 따라 무령왕릉과 박물관, 오래된 사찰과 유적지의 흔적을 돌아보는 일은 잊혀져 가는 역사와 개인의 추억을 다시 불러오는 소중한 기회가 되었다. 나이의 숫자가 달라질수록 여행의 방법도 달라져서 이제는 더 많은 것을 보는 여행이 아니라, 하나의 테마를 더 오래, 더 자세히 보는 방식으로 바뀌어 가는 것 같다. 이번 여행에서 필자는 다른 무엇보다도 백제금동향로를 자세히 본 것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 1993년 부여 능산리 절터의 서쪽에 위치한 제3건물터에서 출토된 금동향로는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향로 가운데 가장 이른 시기의 것으로, 전체 높이 64㎝, 최대지름 19㎝인데 용과 봉황의 비중이 상당히 두드러지게 나타나 있다. 전체적인 구성은 크게 받침과 뚜껑이 있는 몸통으로 이루어져 있다. 몸통은 아름다운 연꽃잎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이 연꽃잎들에는 두 신선과 날개가 달린 물고기와 사슴 등 26마리의 동물들이 조각되었다. 뚜껑의 꼭대기에는 턱 밑에 여의주를 끼고 있는 봉황이 날개를 펴고 앉아 있으며, 그 밑으로 74곳의 산봉우리가 솟아 있다. 그 산중에는 상상의 날짐승과 길짐승 등 39마리의 동물이 11인의 신선과 함께 살고 있다. 또한 꼭대기의 봉황 바로 밑에는 5인의 악사(樂士)가 각각 피리, 비파, 소(簫), 거문고, 북을 연주하고 있다. 맨 밑부분인 받침은 높이 22㎝로 1마리의 용이 우주의 삼라만상을 받들고 힘차게 승천하려는 기상으로 세 다리는 바닥을 딛고 한 다리는 위로 치켜올린 자세로 목을 곧추세우고서 향로의 몸체를 이루는 연꽃의 줄기를 입으로 물어 떠받들고 있다. 결국 이 작은 향로에는 인물 18인과 동물 65마리가 표현되어 있는데 그야말로 무궁무진한 상상의 세계가 펼쳐져 있다. 이 작은 향로에 숨겨진 숨은 그림을 찾느라 30분 넘게 향로 앞에서 필자는 타임머신을 타고 7세기 무렵의 어느 날, 웅진의 숨결 속에 서 있었다.
저녁 부여에 도착해서 저녁식사를 마치고 숙소에 짐을 푼 뒤, 회원들과 밤나들이를 나가기로 했다. 회원들이 씻고 준비를 하는 동안 필자는 숙소를 나와 사전 답사를 하러 주변을 살피러 나왔다. 아뿔사! 숙소가 너무 외진 곳이라 그 흔한 커피숍도, 호프집도 하나 눈에 보이질 않아 적잖이 당황했다. 서둘러 숙소를 돌아와 카운터에 계신 분께 여쭤보았더니, 다행스럽게도 주말이라 부여 야시장이 시장에서 열린다고 그 곳을 찾아 가보라신다. 흔히 지역의 특산물 약간과 먹거리를 파는 흔한 야시장일거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별다른 대안이 없어 큰 기대 없이 콜택시 4대를 불러 회원들과 야시장을 찾아갔다. 그런데 이게 웬일! 요즘 젊은 세대의 표현대로 하자면, 헐! 대박! 그리 넓지 않은 부여 전통시장의 공터에 설치된 ‘백마강 달밤 시장’은 앉을 자리를 찾기 힘들 정도로 꽉 차 있었고, 중앙 무대에서는 지역의 뮤지션들이 신나는 트로트 공연으로 분위기가 한껏 달아올라 있었다. 지역의 젊은이들이 운영하는 스무 개의 포차에서 다양하고 저렴한 음식을 사고, 주변의 상가에서 주류나 음료수를 산 다음, 비어 있는 야외용 탁자에 앉아 신나는 음악을 들으면서 문득 또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지역에 놀러온 지인들이 말하는 불만 중에 하나가 ‘속초만의 특색을 가진 밤 문화가 없다. 밤 11시가 넘으면 영랑동 포장마차 촌 빼고는 갈만한 곳이 없다’라는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백마강 달밤시장’에 앉아 이런 생각을 해 본다. 지금 새로 계획 중인 구 수협 건물 주변과 청초호 엑스포공원, 그리고 청호동 수협 근처의 공터를 활용한 속초 청년 전용 야시장을 개설해 보는 건 어떨까? 기존 상인들과의 갈등을 피하기 위해, 영업시간은 밤 10시부터 새벽 2시 정도, 영업용 메뉴는 주변 상가에서 파는 주 메뉴와 겹치게 않게 속초의 특색을 담은 신메뉴 개발을 통한 새로운 먹거리 공모를 통한 청년포차 주인공 선발, 각 포차 거리마다 작은 공연무대를 만들어, 지역의 젊은 문화 활동가들이 펼치는 음악, 퍼포먼스, 전시 등 다양한 문화 활동을 곁들이면 새롭게 즐길 속초의 밤 문화 하나 만들 수 있지 않을까? 그러면 청년들이 할 수 있는 상업 활동과 문화 활동의 자리도 꽤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이봐! 김 회장 맥주 몇 개 더 사와!’ 꿈에서 현실로 돌아오는 건 왜 이리 빠른지….  
김종헌
시인·설악문우회 회장

설악신문 (soraknews@soraknew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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