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양의 대표적 관광지인 낙산지구를 황폐하게 했던 낙산월드 문제가 소송을 통해 일단락됐다. 대법원은 지난 4일 (주)낙산월드가 2016년 10월 춘천지법 재판부의 파기환송심 판결에 불복해 제기한 상고를 기각했다. 파기환송심 선고공판에서 재판부는 (주)낙산월드는 양양읍 조산리 399-20번지 일원의 부지(잡종지) 1만6,416㎡를 양양군에 인도하고, 그동안 해당 부지를 불법점용하면서 발생한 부당이득금에서 유익비 13억8,853만원을 상계한 차액을 양양군에 지급하라고 판결했었다.
양양군이 지난 2006년 민자협약 해지를 통보하면서 철거와 손해배상 소송이 이어져오다 13년 만에 지루한 법정공방을 마친 것이다. 1997년 민간사업자인 낙산월드(주)와 20년 사용 후 기부채납 조건으로 군유지 대부계약을 체결해 낙산월드(민속촌)와 해마레저(놀이시설)를 조성했으니, 군은 20년 넘게 관광지 노른자위 땅의 주인행세를 못하다, 이제야 법의 힘을 빌려 돌려받게 됐다.
낙산월드와 해마레저는 조성 후 군유지 임대료를 체납하고 파행 운영을 거듭해왔다. 군의회는 지난 2004년 행정사무조사 이후 집행부에 해마레저에 대해 계약해지와 지상물 철거명령을 내릴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철거가 이뤄지지 않아 폐업한 건물은 흉물로 방치되고 계약해지 문제도 소송에 휘말리면서 낙산지구 정비사업이 차질을 빚고 관광지 미관마저 해쳐왔다. 더욱이 낙산월드 상가 세입자들도 투자금액을 건지지 못하고 고스란히 피해를 떠안아야 했다. 지난 2013년에는 한 낙산월드 세입자가 낙산월드 주변 화장실에서 자해를 시도하기까지 했다.
낙산월드 문제는 민자유치사업의 막연한 환상에 경종을 울려준 대표적 사례로 남을 것이다. 신중하지 못한 민자사업은 오히려 골칫거리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값비싼 대가를 치르고 경험했다. 이번 일을 두고두고 거울삼아 다시는 이 같은 우를 범하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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