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2014년~2018년) 속초시에 대형건축물 건축붐이 일면서 기존 아파트 가격이 전반적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신규 아파트 일부 입주예정자들은 입주일이 다가오자 기존에 살던 아파트의 매매가격을 낮춰 부동산시장에 내놔도 제 때 팔리지 않아 발을 동동 구르는가 하면, 분양대금 잔금 마련을 위해 신규아파트를 전세매물로 내놓고 입주를 아예 포기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기존 아파트 가격 전반적 하락=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조회한 결과, 최근 속초지역의 대형건축물 건축붐으로 기존 아파트 가격이 전반적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 단지 앞에 잇단 대형아파트 건축으로 소음·분진 등의 피해를 호소했던 조양동의 한 아파트 단지의 경우 전용면적 50㎡가 지난달 8,700만원에 계약됐다. 2017년 1월에는 1억500만원에 거래된 것을 감안하면 2년 사이 1,800만원이 빠졌다. 또 이 아파트의 전용면적 60㎡는 지난해 1억원~1억2,000만원에 매매됐다. 지난 2017년 3월에는 1억3,800만원에 계약됐다.
이 아파트 인근의 또 다른 아파트 단지의 전용면적 59㎡는 이 달에 1억500만원~1억2200만원에 매매됐다. 지난해 1월에는 1억3,900만원~1억5,300만원에 매매돼 1년여 사이 아파트 가격이 다소 떨어졌음을 알 수 있다.
2000년대 초반에 지어진 조양동의 또 다른 아파트의 전용면적 49㎡는 지난달에 7,900만원~8,250만원에 계약됐다. 지난해 2월에는 1억600만원에 매매돼 가격이 하락됐다.
이 아파트의 전용면적 59㎡는 지난달에 9,850만원~1억1,200만원에서 매매됐다. 지난해 1월에는 1억2,000만원~1억4,000만원에 팔렸다.
2000년대 중반에 지어진 한 아파트의 전용면적 84㎡는 지난해 10월 2억원에 매매됐다. 2017년 11월에는 2억4,800만원~2억5,000만원에 계약돼 1년여 사이 5,000여만원이 빠졌다.
이보다 늦게 지어진 또 다른 아파트의 84㎡는 지난달 2억2,900만원에 매매됐다. 지난해 1월의 매매대금은 2억6,400만원이었다. 130㎡의 매매가는 지난 2017년 2월 3억7,000만원에서 지난해 8월 3억2,500만원으로 떨어졌다.
■“기존 아파트 싼 값에 내놨지만…”=아파트 공급과잉으로 기존 아파트의 가격이 전반적으로 하락하면서 부동산시장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집 없는 서민들은 아파트 구입 부담이 덜해진 반면, 기존 아파트 소유주들은 날마다 떨어지는 아파트 가격에 불안해하고 있다
60대의 한 아파트 소유주는 “남은 것이라곤 아파트 한 채가 전부인 우리 같은 서민들은 하루속히 아파트 가격이 안정세로 돌아서기를 바란다”고 했다.
아파트 공급과잉에 따른 불안감은 일부 신규 아파트 입주예정자들 사이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한 입주예정자는 “입주일이 바로 코앞으로 다가와 기존 아파트를 싼 값에 내놨지만, 팔리지 않아 매우 난감하다”며 “일부 입주예정자들은 기존 아파트가 팔리지 않아 분양대금 잔금을 내기 어려워지자 신규 아파트를 시중보다 낮게 전세매물로 내놓고 입주를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한편, 속초지역은 최근 5년 사이 사업승인(건축허가)을 받은 대형건축물(아파트, 주상복합, 주경형 호텔)이 38개소 1만3,911세대(실)에 이르고, 현재까지 사업신청서를 내고 행정절차를 이행 중인 대형건축물도 15개소 6,478세대(실)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명진 기자
최근 몇년 새 속초시에 대형건축물이 잇따라 건립됐다. 지난 연말 청대산에서 바라본 공사현장.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