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버스 노선이 폐지되면 학생들은 물론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이 벼락바위 승강장까지 20여분을 걸어서 가야 하는데 이게 말이 됩니까.”(장재터마을 박만재 통장)
“마을로 들어오는 시내버스가 아예 없어지면 등교하는 학생들과 시내에 가야하는 어르신들이 그 때마다 희망택시에 의존해야 하는데 번거로워서 이용이나 할지 걱정입니다.”(장천마을 어두훈 통장)
“설악동은 국내 제1의 관광지인데 시내버스 운행횟수 감축에 이어 막차 시간마저 1시간 30분 앞당겨진다니 설악동이 과연 국내 대표 관광지가 맞냐는 생각이 듭니다.”(설악동 상인)
속초시는 정부의 근로시간 단축방침에 따라 10일부터 시내버스 노선 운행횟수와 시간을 일부 조정하는 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장천마을(12번), 장재터마을(7-2번), 설악금강대교(500번), 고성의 경동대·아야진(19번) 구간의 노선이 폐지된다.
또 설악동의 막차 시간은 9시30분에서 7시54분으로 앞당겨지고, 노학동 척산 구간을 경유하는 대명콘도 구간 막차시간도 9시15분에서 7시30분으로 번경된다. 운행횟수도 설악동은 1일 10회, 속초관광수산시장 경유 구간은 16회 감축 운행된다.
시가 시내버스 운행 조정안을 발표하자 여기저기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특히 노선이 폐지되는 대포동 장재터마을과 영랑동 장천마을 등에서 강한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하루 4회 시내버스가 운행했던 장천마을 어두훈 통장은 “최소한 등교시간과 어르신들이 장보는 시간 등 하루 2번 정도는 시내버스가 운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시는 시내버스 노선이 폐지되는 장천과 장재터마을에 내년 1월부터 희망택시를 확대 운영할 계획이라고 하지만, 주민들은 불편이 해소될 수 있을지 우려하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시내버스가 설악금강대교를 통과한 지 2년여 만에 노선이 폐지되자, 청호동 주민들도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번 노선 조정으로 운행횟수가 크게 감소하는 설악동과 척산 방면, 속초관광수산시장 이용 주민들 사이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설악동 주민은 “산간벽지는 몰라도 대한민국 제1의 관광지인 설악동을 운행하는 시내버스까지 줄여야 하느냐”며 “막차가 오후 7시54분에 끊어지면 밤에는 더 적막강산이 될 것 같다”고 우려했다.
시는 이번 시내버스 노선 조정은 근로기준법 개정에 따른 근무시간 축소와 운수종사자 수급 어려움으로 인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밝혔다.
시는 또 내년 7월부터 주52시간 근무제가 본격 시행됨에 따라 주민불편 해소를 위해 시내버스 폐지노선, 과소운행노선, 첫차·막차 단축노선 등에 공공형 버스(마을버스, 20인승)를 투입해 운영할 계획이다.
고명진 기자 mjgo051@hanmail.net
10일 부터 시내버스 감축 운행에 따라 시민들의 불편이 예상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