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양군의원들이 올해 행정사무감사와 내년도 당초예산안 심의를 목전에 두고 해외연수를 다녀와 시기적으로 부적절하고 목적성도 결여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며 도마에 오르고 있다.
양양군의회는 개인적 사정으로 참여하지 못한 김의성 의원을 제외하고 6명의 의원들이 지난 6일부터 11일까지 싱가포르와 말레시아 등지를 5박 6일 동안 선진지 견학을 목적으로 해외연수를 다녀왔다.
이들은 미래지방자치연수원에 이번 해외연수 일정을 맡겨 5일 동안 머라이언 공원, 의회, 유기농 농원, 복지센터, 리조트사 등 5회의 공식일정을 소화했다.
하지만, 연수계획서에 따르면 도시공원으로 최대 관광지인 머라이언 공원은 양양군의 도시재생과 동떨어지고, 친환경 재배를 견학하기 위한 유기농 농장 방문 역시 노지재배가 많은 양양군과는 비교 대상이 어려워 오히려 유통구조나 로컬푸드 매장 등의 주제가 적합했다는 지적이다.
또 친환경 로프웨이 건설 자료 수집과 리조트 운영방법 견학을 목적으로 방문한 리조트사도 전체적인 관광패턴 견학보다는 민간 리조트사의 전반적인 운영 현황을 살피는 수준이어서 굳이 의회가 방문해야 하는 곳으로 적당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지역에서는 오는 21일부터 시작되는 올해 행정사무감사와 내년도 당초예산 심의(12월 10일부터) 등 한 해 회기 중에서 가장 중요한 일정을 앞두고 지역현안이나 지역정체성과는 거리감 있는 지역과 주제를 선택해 무리하게 해외연수를 갔어야 했느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와 관련, 지역주민들은 “제8대 의회가 개원한 지 100일을 갓 넘은 상황에서 행정사무감사와 내년도 당초예산안 심의를 마친 후 지역현안과 연계되는 플라이강원이나 서프시티 조성 등 앞으로 양양군이 먹고 사는 문제에 방점을 둔 체계적인 해외연수를 기획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실망감을 나타내고 있다.
집행부도 행정사무감사와 내년도 당초예산안 심의를 앞두고 의회가 요구하는 자료 준비와 협의가 많은 상황에서 5박 6일 동안 해외연수를 다녀오면서 협의와 조율 시간이 촉박해질 수 있다며 일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렇다보니, 지역에서는 의원들의 해외연수 논란과 관련해 스스로 자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일고 있다.
양양군의회 홈페이지에 게시한 제7대 양양군의회 2017년 호주 해외연수 보고서를 살펴보면, 누구나 인터넷에 들어가면 알 수 있는 호주의 전반적인 개요와 단체사진을 올려놓은 데다, 양양지역과 비교 분석해야 할 보고서에는 느낀 점이라는 독후감식 글이 간단하게 적혀 있어, 수박 겉핥기식 해외연수라는 빈축을 사고 있어, 외유성 해외연수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한 전직 의원은 “선거가 있는 해에는 상반기에 해외연수를 갈 수 없는 상황이다보니, 대부분 선거 후 그 해 후반기에 다녀오는 경우가 많고, 잡혀 있는 해외연수비용을 집행하기 위한 당연한 해외연수가 되기도 한다”며 “연수를 기획하는 기획사를 쓰는 것은 가능하지만, 시대 흐름을 반영해 정확한 목적성과 시기 등을 합리적이고 공개적으로 반영하는 게 타당하다”고 꼬집었다.
지역에서는 의회나 집행부의 해외연수와 관련, 지역연관성이 높고 사전에 치밀하게 기획한 후 공개적으로 추진하되, 사후보고서는 연수기획사에 맡기지 말고 직접 작성하는 시스템을 도입하라고 주문하고 있다.
군의회 관계자는 “이번 해외연수는 정부에서 허용한 해외연수 지침을 준수해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김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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