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인갈등, 계절적 요인, 경제적 이유 등으로 가을철에 자살하는 사람이 많고, 특히 강원도에 자살자가 많다는 불명예스런 통계가 있다. 갈등(葛藤, discord)은 칡(葛)과 등(藤)나무가 얽히듯이 까다롭게 뒤엉켜 있는 상태를 나타내는 말인데, 칡은 왼쪽방향으로 돌며 자라고, 등나무는 오른쪽방향으로 돌며 자라는 특성이 있어 두종이 함께 얽히고 설키면 뒤엉켜 버려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가 매우 어렵게 된다. 갈등요인은 인간관계에서는 대인(對人)상호작용의 필연적 특징이며 사회생활의 당연한 요소이기도 하다. 심리학자 존슨에 따르면 대인갈등은 한 사람의 생각과 행동이 다른 사람의 생각과 행동을 간섭하고 방해할 때는 언제나 존재하게 되므로 경쟁자들뿐만 아니라 가까운 사람들, 심지어 사랑하는 사람들 간에도 발생한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갈등관계를 가능하다면 회피하고 싶어 하지만 발생한 갈등관계를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좋거나 나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한다. 대인갈등이 개방적이고 건설적인 방식으로 다루어질 때는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데, 생각이 서로 다른 사람과의 사이에서 갈등은 피할 수 없고 필연적이지만 갈등이 항상 악감정을 가져오지는 않는다. 갈등은 얼마든지 긍정적 방식으로 다루어질 수도 있으며 양측 모두에게 좋은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한다.
심리학자 토마스는 사람들이 갈등을 다루는 다섯가지 유형을 연구하여 발표했는데, 첫째는 회피(回避 avoidance)유형으로 누구나 갈등의 존재와 직면하기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문제를 무시하면 그것이 없어질 것이라는 비현실적 희망을 가지고 다른 무언가에 열중하는 척 하며 갈등이 불유쾌하고 스트레스를 준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싸움을 피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심각한 상황에 이르러서는 우울증(憂鬱症), 공황장애(恐慌障碍)등을 가져올 수 있다.
둘째는 순응(順應 accomodation)유형으로 갈등의 불일치를 무시하는 대신 상대에게 쉽게 굴복함으로써 갈등을 빨리 종결짓기를 원한다. 타인의 수용(受容)과 인정(認定)에 대해서 과도하게 걱정하는 사람으로 자신의 불안정감은 지속되며 결국 피해의식과 죄책감 등으로 괴로워 할 수 있다.
셋째는 가장 위험한 지배(支配 domination)유형인데 모든 갈등을 흑/백, 승/패의 상황으로 변화시킨다. 이런 사람은 갈등상황에서 어떻게든 이기기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공격적이고 기만적인 행동을 한다. 상대를 굴복시키기 위해 위협과 강제력, 교묘한 온갖 권모술수도 서슴없이 사용하여 상대에게 치명타를 가하려 하므로 원한과 적의(敵意)의 결과를 가져온다.
넷째, 타협(妥協 compromise)유형은 양측의 상이한 욕구를 인정하는 실용적인 접근인데, 중간선에서 타인을 만족시키려는 의지와 협상을 포함한다. 타협자는 합리적이고자 노력하는 한편, 자신의 욕구만족을 극대화시키려 애쓴다. 따라서 타협자는 속임수나 거짓정보를 이용하기도 한다.
다섯째, 통합(統合 integration)유형은 두 사람의 만족을 최대화시키려고 상호간에 노력한다. 서로의 갈등상황이 있을 때 사람 자체 보다는 그 사람의 생각을 공격하며, 정직하고 개방적인 의사소통으로 각자의 입장에서 차이점과 유사점을 명료화 시키려한다. 타협은 상호간의 입장 차이를 줄이는 반면, 통합은 만족할 만한 해결책을 발견하려는 상호간의 진지한 노력을 포함한다고 심리학자 토마스는 설명하고 있다.
교과서적으로 말한다면 우리들의 삶 속에서의 대인갈등은 통합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지만 유감스럽게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회피와 순응 그리고 가장 위험한 지배유형을 많이 사용하게 되므로 갈등요인을 제거하기가 그리 쉽지 않다. 우리들 삶 속에서 인간관계에는 갈등요인이 반드시 존재하고 있으니 어떻게 현명하게 갈등관계를 극복 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스스로의 지혜로운 슬기와 노력이 요구된다.
최영걸
속초시사회복지협의회 명예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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