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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술 속초향토사 - 도리원 출신 최춘옥 할머니의 기억
일제강점기 말 속초의 쇠고기통조림공장 2
등록날짜 [ 2018년10월29일 13시33분 ]

다케나카 통조림공장는 속초항 수축공사와도 깊은 관련이 있다. 1932년부터 1937년까지 진행된 제1기 속초항 수축공사는 청초호 수로를 새롭게 개설하고 방파제를 쌓는 공사였다. 그리고 제2기 축항공사는 1941년 6월 22일 기공식을 갖고 공사가 진행되었다. 이 공사가 언제 마무리되었는지 자료 확인이 어려웠는데, 바로 1943년 다케나카 공장이 들어설 무렵 청초호 북쪽 공사가 일부 마무리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청초호 북쪽 매립지에 통조림공장 조성
조선총독부 1943년 5월 6일자 관보 6면에는 그해 5월 1일자로 양양군 속초읍 속초항내 공유수면 매립사업 중에서 D지구 제2구 및 E지구에 조성된 공장지 2만3,932평을 준공인가하는 내용이 나온다. 이 매립지 취득자는 강원도로 속초항 2기 수축공사의 D, E구간은 지금의 청초호 북쪽 항만인 금호동, 청학동 일대이다.
그로부터 며칠 후인 1943년 5월 22일자 조선총독부 관보에는 그해 5월 13일자로 다케나카공장에서 신청한 잔교(棧橋) 가설이 허가되었다는 기록이 있다. 해당지역 속초항 매립공사가 인가된 지 13일만에 잔교시설 허가가 이뤄진 것이다. 잔교는 부두에서 선박에 닿을 수 있도록 해 놓은 다리 모양의 구조물로 당시에도 공유수면 점용허가를 받아야 설치가 가능했다. 1943년 이후 부월리 일대와 속초항에는 수산물 하역용 잔교와 석탄 하역 잔교 설치를 위한 공유수면 점용허가 내용이 몇 건 눈에 띈다. 
잔교 허가사항은 양양군 속초읍 속초리 482번지 일대에 목조잔교 1기, 70평 규모로 설치하는 것이다. 잔교의 용도는 통조림 원료 반입과 제품 반출용이며, 허가일로부터 3년간 공유수면 점용이 허가되었다. 피허가자는 전라남도 제주도 한림면 옹포리 295번지 다케나카신타로(竹中新太郞)이다.
두 개의 관보의 기록으로 보면 청초호 북쪽 항만 매립지 조성과 다케나카 쇠고기통조림공장 조성은 동시에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매립지 위치가 최춘옥 할머니가 기억하는 다케나카 통조림 공장의 위치와 일치한다.
다케나카 신타로는 다케나카 통조림 속초공장의 대표이다. 그의 행적을 거슬러 올라가면 속초쇠고기공장의 실체를 보다 명확히 알 수 있다. 일본 교토에서 태어난 다케나카 신타로는 1908년 일본 교토에서 청과상을 하다가 완두콩과 죽순 병조림에 이어 쇠고기 통조림을 생산했다. 1922년 교토에 주둔하는 군부대 근처에서 쇠고기와 완두콩을 가공해서 통조림을 만들어 군수품으로 납품했다. 1928년에 제주도 옹포리에 쇠고기통조림공장을 지어 가동했다.
 당시 쇠고기통조림은 중요한 군수물자였으며, 일제의 침략전쟁이 본격화되면서 수요도 급증했다. 다케나카는 제주도 공장에 이어 1937년에는 전남 나주에도 쇠고기통조림공장을 세웠다. 나주공장은 직원이 1백명 이상 되는 대규모 공장이었다. 나주곰탕이 이 통조림공장에서 나오는 소 부산물을 재료로 하는 식당가가 생겨나면서 유명해졌다고 한다.
 
일본 교수 논문에 속초통조림공장 정보
다케나카 통조림공장의 조선 식민지 경제활동을 추적한 교토 리츠메이칸대학(立命館大学)의 河原典史 교수가 지난 2007년 ‘근대일본의 지역형성(近代日本の地域形成)’에 쓴 논문에서 다케나카 속초공장에 대한 정보를 더 얻을 수 있다. 해당 글에는 다케나카통조림 속초공장의 공장장에는 이사 村上源吾, 사무과장은 若林亮雄가 맡았다고 나온다. 이 논문에는 다케나카의 통조림공장은 1930년대 중반 이후 조선총독부가 조선을 대륙진출을 위한 병참기지로 만들려는 전략을 세우면서 사업이 더 확대되었다고 했다. 다케나카 공장은 서울에 사무소, 부산에는 출장소를 두었고, 직계공장으로는 제주도와 나주, 속초에 공장을 두었고, 방계회사로 주문진과 울릉도, 청진, 마산, 조치원 등에 사업장을 두었다. 논문에 포함한 조선지역 다케나카 공장과 사무소 위치도에는 속초공장도 포함되어 있다. <지도 참조>
축산업이 발달한 곳도 아닌데 국내 굴지의 통조림 공장이 속초항에 들어섰다는 것은 식민지 시대 속초항의 뼈아픈 역사를 그대로 보여주는 일이다. 1937년 12월 동해북부선 간성, 양양구간이 개통된 이후 일본에서도 가장 큰 기업인 종연방적(鐘淵紡績)이 양양 철광을 개발해 철도로 속초항까지 철을 실어 날라 와 일본의 제련장으로 반출했다. 아울러 전쟁 막바지에 이른 1943년부터 속초항 매립지에 일제의 중요 군수품인 쇠고기통조림공장까지 대규모로 들어서게 되어 공출로 모아온 소들을 도축해 통조림을 만들어 군수품으로 반출했다.
속초의 속초형성의 계기가 된 속초항 개발은 단순히 수산업 진흥이라는 산업적 목적만이 아니라, 일제의 식민지 수탈과 병참기지화 목적으로도 추진된 것. 최춘옥 할머니의 다케나카 공장에 대한 기억에는 식민지 시절 속초의 슬픈 역사가 그대로 배어있다.                  엄경선 전문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河原典史교수가 쓴 논문에 실린 다케나카 공장과 사무소 위치도에 속초공장도 나온다.
 

설악신문 (soraknews@soraknew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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